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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본사 해외이전 가능성은? 2020.9.2.이다인 기자 뉴스퍼블릭 / 2020-06-15 11:13:00 삼성의 한국탈출, 해외이전하게 된다면?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균형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미중갈등속에서 세계는 리쇼어링 전략을 추진중이다. 삼성은 사실상 진퇴양난의 입장에 서 있다. 한국에서 계속 경영을 유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재벌 개혁과 관련하여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상속세 뿐만 아니라 소유제한, 순환출자 문제, 금산분리 규제 등와 관련하여 다양한 규제들로 저격을 받아왔고, 최근 들어 대국민 사과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등 많은 부분에 대해 논란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삼성은 유례없이 기소 여부를 국민이 판단해달라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하면서, 몇몇 사람들은 삼성은 해외이전이 답이라는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본사 해외이전 사례들은 많다. 실제로 스웨덴 대표 기업인 이케아는 세금과 반기업정서를 피해 네덜란드로 본사를 이전했고, 이탈리아의 자동차 기업인 피아트도 본사를 영국으로 옮겼다. 가전제품 제조회사인 다이슨도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하였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도 1991년 런던으로 본사를 이전했는데, 2015년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려다 런던에 잔류한 바 있다. 삼성의 해외이전 어떻게 봐야 할까? 실제로 이러한 논란은 IT업계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 이미 해외 공장들을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고, 국내 일자리 문제는 세금을 쏟아부어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 기업 정서와 맞물려 앞으로, 삼성을 필두로 대기업들의 한국탈출 러시가 시작된다면, 어떻게 될까? 프롤로그 1. 이재용, 검찰 구속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6월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이복현 부장검사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이 부장검사는 1998년 공인회계사,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을 32기로 수료했다. 그는 군산지청 소속이던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차출돼 현대자동차 비자금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에 참여하면서 특별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 박영수 특별검사, 수사기획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중수1과 검사가 윤석열 총장이었다. 이 부장검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윤 총장이 수사팀장을 맡은 이른바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 파견돼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했다. 당시 수사·공판 과정에서 법무부의 외압과 방해가 있었지만, 원세훈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을 관철해 재판에 넘겼고 박형철 부팀장이 사직한 뒤에도 마지막까지 공소 유지를 담당해 원 전 원장 유죄를 끌어냈다. 그는 2016년 말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에도 파견돼 국정농단 주요 수사를 진행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했고, 특검 안에서 대다수 검사가 수사를 꺼렸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접 조사해 2017년 2월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특검 활동 종료로 국정농단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017년 4월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두 번째로 청구했지만 다시 기각됐고, 이 부장검사가 서울중앙 지검 특수2부 부부장검사 시절인 2017년 12월 우 전 수석 사건을 다시 맡아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 끝에 그를 구속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2018년 3월 뇌물수수·횡령 등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때 수사지원검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삼성측은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였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배수진을 쳤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에게 시쳇말로 ‘맞짱’ 한 번 떠보자, 어디 한 번 해보자, 이판사판이다, 붙자, 하고 대든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이 검찰 기소의 타당성을 따져봐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검찰이 삼성을 상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할만 한 것인지, 아니면 아주 나쁜 의도를 갖고 ‘삼성 죽이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검찰 말고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심의를 해달라고 신청한 것이다. 6월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이로써 대검 심의위가 이 부회장 등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커졌다. 구속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에 불기소나 기소유예 가능성도 생겼다. 2. 삼성의 프로젝트 및 투자 계획 차질 검찰이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등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 하면서 삼성은 또다시 총수 부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구속 여부에 따라 이 부회장의 '뉴삼성'구상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에 연루돼 2017년 2월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활발히 경영활동을 펼쳐왔다. 2년4개월 만에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서게 됐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 공백은 물론 삼성이 성장을 위해 준비해 온 프로 젝트와 투자 계획들을 집행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 같은 중대한 결정은 기업 오너가 아니고서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신 인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삼성그룹은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 약 반년 만인 2018년 8월 삼성은 총 180조원을 경제 활성화와 신산업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25억원은 인공 지 능(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에 배정했다. 지난해 4월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까지 글로벌 1위로 올려 놓겠다는 포부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를 목표로 하지만 현재의 위치는 1위와 격차가 큰 2위다. 1위는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반 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한 대만의 TSMC다.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2029년까지 12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해 5nm 공정을 위한 공장을 세울 것과 대만의 마오리현에 신규 패키징·검측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삼성은 중대 기로에 서있다.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저가 물량 공세로 장악하기 시작했고 이에 삼성은 연내 사업을 중단,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생산 체제를 전환키로 했다. 삼성전자의 한국 평택 EUV D램 공장 착공에 이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 EUV 전용 반도체공장 설립 계획이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삼성반도체 공장부지에 설립예정이었던 EUV 공장 설립을 위한 계획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 구속영장 신청 등으로 최종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부득이 하게 착공 연기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의 오스틴 반도체 클러스트 내 빈 부지에 새 공장 설립 인허가를 내 준 것으로 전해진다. 인허가를 승인받은 직후부터 삼성전자는 공장설계도면과 시공사 선정 등 모든 제반 준비를 마치고 2023년 가동을 목표로 EUV 전용 반도체 공장 착공을 추진했다. 오스틴에 새로 만들어지는 EUV 전용공장은 당초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다가 최첨단 D램 생산도 병행되는 형태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새 EUV 공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하는 빅 이벤트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스틴 새 반도체 공장 착공이 한미 방위비 협상의 활로를 뚫는 동시에 양국 간 동맹을 굳건히 할 카드로도 떠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 정부가 긴밀한 협조 속에 진행되던 반도체 신(新)글로벌 공급망 프로젝트 또한 무산될 위기에 처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오스틴 공장은 글로벌 ICT 기업과 삼성전자의 협업을 위한 전진기지다. 그 한 예가 AT&T와 함께 추진하는 반도체 공장 맞춤형 5세대(5G) 통신이다. 오스틴 공장에선 지난해부터 5G를 활용해 신속하고 정확한 반도체 생산 체계를 구현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5G를 이용하면 기존보다 10배 이상 많은 센서를 공장 내에 부착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월 20일 경기도 화성 EUV(극자외선) 전용 생산 라인을 찾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등이라는 긴 여정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 파운드리 기술력을 갖췄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역량은 뒤처지는 편이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에서 설계에 강점을 지닌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 긴밀히 교류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 2위인 AMD와 모바일 GPU 개발에 나서고 있다. AMD 오스틴 캠퍼스와 삼성 오스틴 공장은 차로 30분 거리에 불과하고, ARM 캠퍼스 또한 지척이다. 3. 미중갈등과 국제정세 지난해 삼성전자가 중국 광둥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하면서 인근 상권이 무너지고 인력 구조조정에 직면하는 등 지역경제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SCMP에 따르면 삼성 전자가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 기지인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 가동을 지난 10월 중단한 후 인근 식당이나 점포의 60%가량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되며, 폐업 점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식당, 약국, 슈퍼마켓, 편의점, PC방, 호텔 등 인근 상권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그 협력업체 직원들의 소비에 의존해 왔다. 미국이 중국 대표 기업 화웨이와 그 자회사 하이실리콘에 초강력 제재안을 공표한 가운데 중국이 삼성 총수 이재용 부회장에게 투자를 더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회장과 만난 중국 산시성 후허핑 서기는 플래시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상호협력을 더 강화하자면서 산시성 삼성 프로젝트를 전면지지 하고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중국 시안에 플래시메모리 공장을, 시안과 텐진에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 사업은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같은 후 서기 발언은 삼성에 투자를 더 해달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 화웨이를 겨냥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화웨이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미국 소프트웨어(EDA 등)나 제조기술(장비)로 반도체를 설계 생산하려 할 때 이에 대해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 제재안 골자다. 120일 유예 기간을 거친 후에는 승인 없이 제품을 설계 생산할 경우 이른바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것이 미국 제재 방향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인 대만 TSMC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등 미국회사뿐 아니라 화웨이 같은 중화권 기업들과도 밀접한 파트너십을 맺어온 TSMC가 미국에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되면서 삼성전자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TSMC가 생각보다 빠르게 미국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발표하면서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 'S2'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비롯한 중화권 업체들로부터의 물량을 더 많이 수주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P40프로'. 핵심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제품이다. 당초 미국 제품을 썼다가 미국의 대중국 제재 여파로 바꾼 것이다. 또, 5G 스마트폰인 '메이트30'의 디스플레이는 삼성, 메모리 반도체는 SK하이닉스 제품이 장착된다. 미국이 화웨이의 부품 조달길 차단에 나서는 등 중국과의 갈등이 다시 커지자 우리 기업들이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을 포함한 주요 외국 첨단기업 관계자를 불러 미국의 대중 압박에 가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에 미국이 사실상 금수 조처를 취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중국 당국은 안정적 기업 운영을 위한 표준적 다각화 전략 수준을 넘어서는 생산기지 이전은 보복 대상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결정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미국 이외 국가의 기업엔 기존 사업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 기업에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부품을 공급하면 아무런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개방적 무역 관행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외국 기업에 대한 소환·경고는 경제발전 계획을 총괄하는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주도하고, 상무부와 산업정보기술부 관계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보이콧을 따르지 않으면 미국 국내법 위반에 따른 제재를 받게 된다. 미국의 동맹국 기업들도 보이콧에 동참하라는 압력에 노출 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쪽도 보복을 공언하면서, 양대 경제 강국의 정면충돌에 기업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4. 한국 내부의 문제 문재인정부 경제가 최악의 국면으로 급전직하하고 있다. 포퓰리즘에 맛들린 한국 사회는 지금 냄비안의 개구리마냥 곧 다가올 후과는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퍼주기’와 ‘망가뜨리기’에 여념이 없다. 2018년 실업률은 4.5%로 2001년 이후 17년만에 가장 높고 청년 실업률은 11.6%였다. 취업자수 증가는 2017년 3월 46만명에서 올해 3월 11만명으로 급격히 줄었으며, 실업급여도 올해 1분기 지급액이 1조5천억원을 넘는다. 현실을 직시하야 한다. 기업도 죽어가고 있다. 평소 삼성 때려 잡는 것은 항상 하던 일이고, 최근에는 한진 LG 등 연일 대기업 죽이기에 들어섰다. 대기업 경영권을 빼앗아 아예 노동자경영(勞營)기업이나, 국민연금 자회사로 만드는 것을 개혁이랍시고 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으로 채산성이 악화돼 고용축소와 폐업으로 서민 일 자리는 더욱 줄이고 있다. 크든 작든 기업의 활기와 활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죽겠다는 아우성뿐이다. 2019년, 일본의 경제 보복(수출 규제)이 현실화한 뒤 정부가 혁신성장과 소재·부품· 장비 연구·개발(R&D)을 확대하겠다면서 뒤늦게 부산을 떨고 있다. 대통령까지 소재 산업 대기업을 찾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난리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R&D 예산 증가율은 2018년 1.0%, 2019년 4.1%였다. 2017∼2019년 연평균 R&D 예산 증가율은 2.6%에 불과했다. 경제계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 R&D를 촉진하기는커녕 심하게 홀대해왔고, 사실상 싹을 죽인 거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2019년 8월 21일 내놓은 ‘혁신성장 확산·가속화를 위한 2020 전략투자방향’ 등은 “내년에 D.N.A. + BIG 3 분야에 올해보다 1조4600억 원(45%) 늘어난 4조7100억 원의 예산을 넣겠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예산이 D.N.A.나 BIG 3 예산으로 분류되는지 설명도 없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을 두고 재벌개혁 후퇴라고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한 데 이어 정부의 개혁 의지를 보여주는 근거로 최근에 있었던 두가지 사례를 구체적으로 꼽았다. 첫번째 근거로 2019년 5 7일 공포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 시행령 개정안을 강조했다. 특경가법 14조는 5억원 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면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대한 취업을 금지한다. 하지만 시행령은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의 범위를 범죄행위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기업, 범죄행위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제3자의 출자·근무 기업, 공범의 출자·근무 기업으로 좁게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재벌 총수 일가가 배임·횡령 등의 범죄행위로 수백억,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힌 자신의 기업체에 계속 취업하는 것이 방치되고 있다며, 법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이를 무시해 왔는데, 문재인 정부는 이번에 ‘범죄행위로 재산상 손해를 입은 기업’도 취업금지 대상으로 확대했다. 시행령 개정이라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앞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재벌총수의 경영권 박탈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 근거는 2019년 4월 25일 공정위가 케이티(KT)를 담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케이티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K)뱅크의 지분을 현재의 10%에서 34%로 늘리기 위해 금융감독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상 한도초과보유주주(대주주) 승인 심사를 요청했지만,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으면 5년간 대주주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면 최소 벌금형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케이티의 지분 확대는 어렵게 됐다”며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제정할 때 개혁진보진영에서 정부가 대기업을 봐주기 위해 은산 분리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는데 이것이 오해라는 게 확인된 셈”이라고 강조 했다. 5. 삼성전자의 해외 이전설'삼성이 핵심사업부문의 미국 이전을 결정했다. 이 핵심부문은 연구개발(R&D) 사업과 반도체사업. 삼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논의도 끝냈다. 이주하는 삼성 직원은 물론 가족 전원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키로 했다. 삼성을 위한 사업장 이전 부지도 미국 측에서 영구 무상제공키로 합의됐다.'이는 지난 2018년 8월 카카오톡을 통해 재계에 삽시간에 돌았던 지라시(정보지) 내용이다. 놀랍고도 황당한 일이었다. 물론 삼성의 공식 반응은 사실무근이었다. 그래도 뒷맛은 개운치 않다. 이처럼 삼성의 본사 해외이전설이 제기된 건 하루이틀이 아니다. 삼성 본사 이전설은 '삼성공화국'이란 프레임이 등장한 1990년대 말부터 심심하면 터져나온 단골손님이다. 그간 삼성의 본사 이전은 반삼성 여론에 대한 반발심리 정도로 여겨져왔다. 실제로 삼성의 본사 이전이 실현될 것으로 믿는 사람은 드물었다. 삼성 없는 한국 경제를 상상해보자. 삼성 전체의 연간 매출은 300조원 이상이다. 주력인 삼성의 수출비중은 전체 20% 이상이다. 삼성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이다. 삼성은 매년 1만2000명가량 청년일자리도 창출해왔다. 삼성의 공백 이은 국가경제에 재앙인 이유다. 삼성의 선택지는 뻔했다. 삼성은 더 이상 떨어질 바닥이 없어 보였다. 더 이상 삼성은 '사업보국'을 지켜야 할 이유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5일 2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는 이 부회장에게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다시 준 것이다. 동시에 삼성의 본사 이전설을 한 방에 잠재 우는 판결이기도 하다. / [윤중로] 삼성에게 국적이란 삼성전자가 내는 세금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 가운데 30%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법인세 부담이 오히려 낮아진 미국의 경쟁업체들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나타내는 법인세 부담률(법인세 비용/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 이익)도 지난 2017년에는 24.9%였으나 지난해에는 27.5%로 역대 최고치로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한 법인세 비용은 총 16조8천200억원으로, 전년(14조100억원)보다 무려 20.1%나 늘어나며 창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 전인 2015년(6조9천억원)의 2.4배 수준이며, 10년 전인 2009년(1조1천9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4배 이상에 달하는 액수다. 이는 또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58조8천900억원) 가운데 28.6%를 법인세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법인세 부담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은 세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과세표준 구간 3천억원 이상에 대해서는 최고세율이 25%(이전 22%)로 높아진 게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다.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음에도 본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법인세 등 조세 공과금은 80% 이상 국내에서 내고 있어 정부의 세수 기여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법인세율이 낮아지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인 인텔과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 등의 지난해 세금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미래에 대비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 여건에서 차이가 나게된다. /삼성전자, 작년 영업익 29% 세금으로 낸다…10년 전의 14배 2019-02-11 6. 자본 대탈출 움직임, 리쇼어링 삼성이 한국을 떠난다면? 지난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선 '삼성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본사를 옮길 수도 있다'는 루머가 돌았다. 실현 가능성은 낮은 얘기지만 삼성이 최근 처한 상황에선 이런 설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녹색성장, 창조경제 등 각종 역점 추진 사업에 대한 '강요 수준'의 협조 요청으로 재벌 총수들은 적잖은 후유증을 앓아야 했다. 특히 재계 1위라는 점 때문에 삼성에 대한 압박 강도는 더했을 듯하다. 일부에선 한국의 대통령 중심제가 계속되는 한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은 이 같은 속박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여기에 삼성은 적법 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이용한 것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매달 내는 국민연금은 준조세 성격이어서 '내 돈을 갖고 삼성이 장난을 쳤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약 90건에 달하는 각종 기업 규제를 해제하는 등 '당근책'들도 삼성 입장에선 구미가 당길 수 있다. 이처럼 한국 내 기업 경영의 어려움과 이미지 실추 속에 미국의 새 정부가 기업 규제까지 푸는 마당에 한국의 한 재벌 총수가 '엉뚱한'결론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매출 400조 원에 달하는 거대 그룹이 옮긴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반길 나라가 한두 곳이 아닐 것이다. 실제 세계적인 회사가 본사를 옮기려는 시도가 없지 않았다. 삼성과 상황은 다르지만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가 절세 차원에서 오바마 정부 시절 본사를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이전하려 했다.홍영표 “삼성 순이익 중 20조원만 풀면 200만명에 천만원씩”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삼성이 1~3차 협력업체를 쥐어짜고 쥐어짰는데 그것이 오늘의 세계 1위 삼성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의 주최로 열린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기업과 가계의 양극화 과정을 설명하며 이런 말을 했다. 홍 원내대표는 “1996년부터 2016년 사이 20년 동안 한국 가계 소득은 8.7% 줄어들지만 기업 소득은 8.4% 늘어났다”며 “삼성 등 대기업은 글로벌 기업이 됐는데 가계는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기업이 돈을 벌면 임금으로 나가는 정도를 말하는 ‘임금 소득 기여도’가 한국이 굉장히 낮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조세 부담이 가계에 비해 낮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홍 원내대표는 “삼성의 지난해 순이익이 60조원인데 이 중 20조원만 풀면 200만명한테 1000만원을 더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논란과 관련해선 “최저임금은 중소기업 경영하고 계시는 분께는 직접적인 부담”이라며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의 (임금) 지불 능력을 높이는 정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이 단가 후려치기나 ‘꺾기’(강매)를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반시장적·반기업적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정부 여당은 기업 활력 제고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혁신 경제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그런데, 기업의 돈을 뺏어서 나눠주려는 발상을 하는 것은 참으로 걱정스럽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토지공유화 발상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20兆 풀라는 홍영표 뭘 모르나삼성(전자)이 지난해 60조원의 순익을 냈는데 여기서 20조원만 풀면 200만명에게 1000만원씩을 더 줄 수 있다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히트했다. 누구에게 돈을 준다는 대상은 없으나 아마 하청업체나 서민층에 돈이 흘러가기를 바란 심정 같다. 이 발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투자, 일자리를 부탁한 데 이어 화해 무드로 가는 조건이 아닌지 좋게 보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 기업인들은 큰일 날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걱정이 대단하다. 워낙 말이 많으므로 차제에 홍영표의 발언을 검증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기업을 연구해 노벨경제학상을 탄 로널드 코스는 기업이란 존재를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라고 했다. 기업의 역할은 사업으로 이익을 내면 정부에 세금을 내고, 근로자에게 급여를 주고, 주주에 배당을 준다. 오늘날은 이 세 가지 역할 가운데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해 세계적 임금을 주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친다. 홍영표는 20년 전과 비교하면 가계소득은 줄고 기업은 부자가 됐는데 삼성이 하청업체를 쥐어짜서 돈을 그렇게 벌었다는 식으로 말했다. 정말 그런가. 삼성 하청업체 이익률이 8.5%로 다른 곳의 배나 높다는 사실을 차치하고라도, 20년 전 잘못된 대우그룹 등은 쥐어짜지 못해 망했나. 삼성그룹 내에서도 중공업을 비롯해 잘된 계열사가 별로 없고 유독 삼성전자만 세계 초일류로 발돋움했다. 슘페터가 깔끔하게 정리했듯이 독점적 이익은 창조적 혁신의 대가다. 애플, 아마존이 그렇듯이 요즘은 세계 1등만 큰돈을 번다. 삼성전자는 수년간 핸드폰에서 세계 1등을 하다가 요새는 반도체가 1등이어서 화수분이 된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모바일은 중국 기업에 쫓겨 위태롭고, 중국이 10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를 육성하고 있어 언제 따라잡힐지 불안하다. 미국의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300조원이 넘고 알파벳(구글)도 200조원가량 들고 있지만 20조원만 풀라는 정치인은 없다. 이들은 모두 삼성의 경쟁자들이고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에서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다. 아무리 공룡이라도 차세대에서 승리를 못하면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우리는 에디슨이 세운 그 유명한 GE가 111년 만에 다우지수 종목에서 사라지는 장면을 올해 목격했다. 이 모든 장애를 넘어 홍영표의 말대로 진짜 삼성전자가 현실적으로 정말 돈을 풀 방법은 있나. 없다. 우선 번 돈을 현금이 아닌 공장, 원자재, 하청업체 매출 등의 형태로 갖고 있다. 그래도 돈을 내라면 공장 시설을 팔아야 하니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게 된다. 삼성이 20조원을 내려면 회사 주인인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55%가량이 외국인 주주다. 그들의 허락 없이는 배임죄가 성립한다. 홍영표는 또 자사주 20조원어치를 매입해 소각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한번 `애플 자사주 매입`을 검색해 보시라. 그러면 올 5월 1000억달러(100조원)를 매입기로 했다는 기사가 뜬다. 회사 주인인 주주가 보상 방법으로, 그 방법으로 주가를 올려 달라고 했기 때문에 그랬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주총에서 회사의 주인인 외국 주요 주주들이 그러한 방법을 원해 그렇게 결정한 것이다. 경영학자 크루거와 페럴은 주주 가치 제고를 무시하고 정치인 등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CSR)을 강요 하면 기업에 해(害)롭다는 논문을 냈다. 이상의 검증을 통해 삼성전자가 20조원을 내라는 것은 자본주의의 설계를 부정하는 로빈 후드식 사고임을 알았을 것이다. 로빈 후드는 1000년 전에 활동했다는 가상의 인물이며 국가 개념은 그 후 생겨 세금으로 해결한다. 레이건 대통령, 대처 총리 취임 이전에 법인세는 최고 93%까지 치솟았다가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날의 세율이 정착 했다. 그 변천사는 민주당처럼 진보 성향인 폴 크루그먼이 `미래를 말한다`는 책에서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썼으니 한번 읽어 보시라. 재계는 문 대통령의 인도 발언을 재벌·대기업과의 화해 신호로 읽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과 인도에서 이 순간 대한민국에 투자하는 게 최적기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외쳤었다. 홍영표의 20조원 발언은 대통령의 의향을 헛수고로 만들 위험이 매우 높다. / 매경, [김세형 칼럼] 삼성 20兆 풀라는 홍영표 뭘 모르나 '삼성전자 본사 미국이전'이라는 섬뜩한 상상이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초일류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무려 60%에 달하는 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 않는가. 더 이상 한국만의 기업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삼성전자의 한 해 매출은 국내 총생산(GDP)의 약 14%에 달하고 수출 비중은 전체의 10%를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 보니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가운데 국내외 경제 위기 때 꼭 사야할 기업 주식으로 삼성전자를 꼽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국내 1등 기업이지만 남북 분단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부의 반(反)기업 정책 등 악재에 휘둘리고 있으니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와 관련해 검찰 수사 등 언론 보도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삼성전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확인이 안 된 수사 내용이 언론에 무분별하게 유출돼 회사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삼성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삼성 타도’를 외치는 배경의 중심에는 삼바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삼바 회계 논란이 국제회계기준(IFRS)에 맞는 회계처리로 문제가 없다며 이미 2년전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굳게 닫힌 관(棺)이 다시 활짝 열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삼바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이다. ‘같은 사건을 두 번 재판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2년 전에는 아니지만 지금은 그렇다’는 식으로 회계기준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 고무줄 잣대로 들이 댄다면 사법권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삼바 분식회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삼바를 포함한 삼성전자 및 관련 계열사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19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 한 해에만 무려 13차례에 걸친 압수수색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가 삼성이라는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지나친 ‘기업 옥죄기’를 하는 것은 국내에서 기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삼성을 둘러싼 여당과 사법권의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프랑스 공포 정치의 주인공 로베스 피에르의 ‘저주의 굿판’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는 야당 주장이 크게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기업은 생명체다. 기업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책 투명성과 합리주의를 토대로 활동하는 이익집단이다. 경제 핵심축인 기업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아닌 마녀사냥의 제물이 된다면 기업의 일자리 창출은 나무에서 고기를 찾는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마찬가지다. 삼성에 대한 정치권과 사법권의 ‘인민재판식 여론몰이’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날아온 소식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얼마전 미국 루이지애나주(州)석유화학공장에 31억달러(3조6000억원)를 투자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취임한 이후 백악관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를 면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과 면담한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국 기업으로선 최대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라며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반갑게 맞이했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만나 투자를 독려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책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검찰과 법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며 “대기업 걸리기만 해봐라”며 벼르는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일류정치와 삼류정치는 이렇게 차이가 난다. 성장과 혁신을 일궈내는 기업인을 수시로 만나는 ‘기업친화 정책’ 이 아닌 ‘기업 때리기’가 난무하는 상황이라면 삼성전자가 이에 환멸을 느껴 한국을 떠나는 ‘섬뜩한 상상’이 현실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삼성이 망하면 한국도 망할까’, ‘정치권이 삼성을 계속 괴롭히면 삼성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것인가.’ 북한의 핵 개발과 한국의 대통령 탄핵사태로 촉발된 동북아의 정세 불확실성과 함께 한국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의문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그룹의 미래이다. 누구도 똑 부러지게 이렇다 하고 답을 주기 어려운 이 문제에 처음으로 답을 제시한 사람이 있다. ‘국가정보학’ ‘비즈니스 정보전략’ ‘총성 없는 정보전쟁’ 등 20여 권의 책을 펴내 국내 최고의 정보학 전문가로 평가받는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50) 소장이 이번엔 ‘삼성의 미래: 위기의 삼성, 문화혁신이 답이다’(구비구비)를 출간했다. “한국 속담에 ‘부자 3대 없고 거지 3대 없다’는 말이 있는데 대기업의 역사가 60년이 넘으면서 망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고 전제한 민 소장은 “삼성그룹도 반도체 호황을 기반으로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실적을 향유하고 있지만 내우외환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돈 속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견제와 투자로 인해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가전과 스마트기기 등도 화웨이·샤오미· 오포·비보 등의 맹추격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SDS·제일기획 등 국내 최고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어려워지면 다른 계열사들도 동반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로 인한 부재와 이재용 부회장과 여동생 2명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편법 및 불법행위로 인한 사회적 지탄과 사법 처리 진행, 그리고 삼성전자의 직업병 문제,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파괴 기도,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매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에버랜드의 공시가 상향, 삼성SDS와 같은 주요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위기의 한 축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 민진규 소장은 ‘삼성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해석과 전망을 명괘하게 풀어냈다. 결론은 “글로벌 100년 기업은 구체적인 비전과 이해 관계자와 상생하는 철학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삼성도 이건희 회장 때부터 부르짖던 ‘존경받는 100년 기업’으로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즉, 좌파 정부가 삼성을 미워하거나, 일부 언론이 삼성을 헐뜯고 있거나, 다른 대기업이 잘나가는 삼성을 질투해서 등 외부적 요인만이 삼성의 위기를 몰고 온 게 아니라는 진단에 귀를 기울이라는 지적 이다. 아울러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이 망한다고 한국이 망하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한다. 삼성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다른 대기업도 많이 망했지만 오너만 퇴출됐지 기업은 유지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뿐만 아니라 정치권이 삼성을 괴롭히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는 우려도 근거가 없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는 하지만 본사를 해외로 이전한다거나 자폭해 망하면 한국도 망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사회에 유통되는 것도 삼성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의를 요망했다. “삼성의 위기는 오히려 오너의 경영철학 부재, 허울뿐인 기업문화, 구호로 포장된 윤리경영 등과 같은 내부의 문제에서 출발한 것이다. 결국 문제의 본질을 찾아 해결하지 못하면 삼성의 위기는 증폭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국내외 현장을 방문하고, 대통령과 부총리를 만나 대규모 투자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정부 정책에 협력하겠다고 다짐을 한다고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 삼성의 미래에 대한 저자의 처방전은 분명하다. 삼성이 고비인 3대 기업, 100년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철학이 깃든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예로 든 모범 사례는 경주 최부자집. 12대, 300년 동안 부를 세습한 경주 최부자집은 경제력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공존 공영’하겠다는 철학을 무기로 부를 유지했다는 것.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말고, 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고, 흉년에는 재산을 늘리지 말라, 사방 100리 안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 등의 가훈은 현대 대기업 오너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처신법이다. 민진규 소장은 삼성의 오너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은 경주 최부자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후자가 전자보다 사회구성원으로부터 더 큰 존경을 받았다고 꼬집는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다’는 말이 있지만 최부자는 12대가 모두 낙타를 타고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도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어렵게 쌓은 재산과 권력을 3대, 4대, 5대로 넘기려면 삼성만의 경영철학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입으로 떠드는 구호가 아니라 진심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경영철학을 연구해 윤리경영의 기준을 설정하고, 삼성 임직원 모두의 생활 속에 녹아들을 수 있는 기업문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른 대기업들도 삼성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더불어 잘 살겠다는 정신이 깃든 윤리경영과 기업문화가 21세기 삼성의 경영철학으로 자리매김할 때 삼성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성장동력의 아킬레스건 ‘상속세 쇼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4월 25일 열린 2019 한국포럼에서 기업의 위기를 논했다. “우리 기업은 기업 경영과 지배구조, 두 가지 측면에서 위기에 봉착해 있다. 경영 측면의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한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역동성과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3세 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1세대)와 아버지(2세대)는 아무것도 없던 조건에서 성공을 이뤄낸 강렬한 도전정신을 가진 기업가였다면, 이미 완성된 왕국에서 태어난 3세대가 이 도전정신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 발언과 결이 다른 맥락에서 3세 이후 경영자들은 지배구조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기업을 승계하는 경영인들이 온전히 출발선에 서려면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는 범위에서, 상속세를 납부’하는 것이 전제된다. 그러나 갈수록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버거워지고 있다. 기업이 커질수록 상속세 부담이 올라가는 데 비해, 증여·상속세를 줄일 ‘우회로’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기업승계를 편의적으로 봐주자’는 맥락이 아니라, 이런 구조가 지속되면 기업 총수 가문과 국가 경제 사이의 이해 관계가 배치되는 상황이 잇따를 수 있다. 기업의 역량이 고용과 생산 같은 국가 경제 차원에 투하되는 것이 아니라 상속 문제(경영권 유지)로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한국 사회 전체의 손실일 수 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상황을 “국가비상사태”라고 규정했다. 장 교수는 해법으로 “정치권과 대기업의 대(大)타협”을 제시했다. 그는 스웨덴을 하나의 롤모델로 꼽았다. “소득 분배가 세계에서 가장 평등하지만 기업 집중도도 최고 수준이다. 발렌베리그룹은 한 가문이 6대째 경영하고 있고,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삼성과 현대차는 그에 비할 수도 없다.” 장 교수는 “우리 현실에 맞는 모델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좌우 진영 논리부터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의 상속을 옹호 혹은 부정하는 논쟁에 함몰돼 있기에는 투자와 신기술 부족이 누적된 작금의 한국 경제상황이 위태롭다는 진단이다. 실제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불길한 예언이 대기업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 사이클은 호황기를 마감한 국면이다. 글로벌 경기가 주춤하는 와중에 터진 미·중 통상전쟁으로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대외적으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요동치는데, 안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기다리고 있다. 법 개정의 필연성에 대한 가치판단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기업은 위협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상법 개정은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어서 사모펀드에 공격 빌미를 제공한다.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시 장 교수의 견해다. “삼성과 현대차 지배구조를 어떻게 하라는데, 해외 투기자본에 잡아먹히면 기업이 붕괴되고 新산업을 키울 여력이 없어진다.” 즉 대타협론은 정부와 대기업, 시민사회가 한국적 자본주의를 재설정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부는 경쟁력 있는 기업의 영속성을 제도적으로 고려하고, 기업은 이익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생각하자는 방향이다. 기존의 천민자본주의를 탈피해 한국적 자본주의의 품격을 높이려는 이런 담론의 중심에 상속세 화두가 존재한다.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인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는 “상속세 및 증여세는 굉장히 국민정서에 흔들리는 대목”이라고 규정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증여·상속세율은 높은 편에 속한다. 상속세(피상속인 사망 시)와 증여세(피상속인 생존 시)의 세율은 동일하다. 1억원까지 10%, 5억원까지 20%, 10억원까지 30%, 30억원까지 40%가 추징된다. 그리고 30억원 초과면 50%가 추징된다. 예를 들어 300억원의 상속의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30억원을 제외한 270억원이 50% 추징구간에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공제 항목들은 제외하고 계산했다. 30억원 초과는 상속재산의 절반(50%)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여기 더해 상속 지분에 기업 경영권이 포함되면 최고 65%까지 ‘할증’이 붙는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26.3%)의 2배를 웃돈다. 기업승계가 여의치 않은 구조다. 오 교수는 “한국은 기본적으로 상속세, 자본이득세를 병과하는데 캐나다와 호주는 자본이득세만 과세한다”고 말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OECD 35개국 중 스웨덴·노르웨이 등 13개 나라는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이와 대비되는 한국적 현실의 연원에 관해 오 교수는 “우리 국민 심리가 기존에 부를 축적했던 이들에 대해 반감이 있다”며 “예를 들어 ‘기업이 노력보다는 국가의 비호를 받고 컸는데, 상속세도 안 내려고 하느냐. 너희들이 (사회적 가치를 위해) 기여한 것이 뭐가 있느냐’는 시각이 있다”고 봤다. 과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유와 경영을 다 움켜쥐려 한 한국 기업의 탐욕이 상속세를 견고하게 만든 셈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진보진영의 시각도 성립된다. 현행 상속세율의 취지를 긍정하는 한 회계사는 “대한민국에 30억원 넘게 자식에게 물려줄 부자가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보수 진영에서 자꾸 중소기업 가업승계의 어려움이라는 프레임으로 상속세를 공격하는데 실질적으로 상속세는 대기업의 문제”라는 관점이다. 다른 한편에서 상속세는 존재의 타당성부터 의심받는 세금이다. ‘이미 세금 낼 거 다 내고 남은 재산을 처분하는데 왜 또 매기느냐’는 주장이다. 이중과세 논란이다. 또 하나의 논쟁은 상속세 부담과 기업가 정신의 상관관계다. 재벌닷컴은 4월 28일 ‘국세청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2008~2017년 상속세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5만9593명이 사망하며 물려준 상속재산이 98조7712억원에 달했고, 납부된 상속세만도 17조597억원이었다. 진보성향 언론은 이를 토대로 ‘이 기간 평균 실효세율은 17.3%에 불과했다’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상속세 부담이 기업가 정신을 죽인다는 명제는 틀렸다’는 논지를 전개한 것이다. 그러나 과세 미달자를 제외한 사망자 전원의 상속세를 상속재산으로 나눈 세율로 ‘기업가 정신을 죽이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무리다. 왜냐하면 사망자 전원이 기업가 부자를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 재벌닷컴에 따르면 500억원 초과 상속재산에 따른 실효세율 추이가 따로 나와 있다. 그 실효세율은 매년 30%를 웃돌았다. 이 비율이 높으냐 아니냐는 가치판단의 영역이겠지만 적어도 17%보다는 높다. 500억원 초과 상속재산에 따른 실효세율에 근거해 상속세 부담과 기업가 정신을 연계시키는 게 합리적이다. 상속세는 대기업 등 소수 자산가들에 국한된 사안이긴 하나 국가 경제를 감안할 때 그 여파가 다수에 미치는 독특한 세금이다. 장하준 교수가 2019년 2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씨, 정씨 집안이 삼성과 현대차에서 쫓겨나면 국민이 하루 즐겁지만, 글로벌 금융자본에 먹히는 형태가 되면 국민이 20년 고생하게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일 터다. 그는 더 나아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사망할 경우, 상속세를 주식으로 국민연금에 기탁하게 하면서 세율을 60%에서 25%로 대폭 깎아주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국가 경제 차원에서 경영권을 지켜줄 수도 있다”는 파격 발언까지 했다. 재벌이 예뻐서가 아니라 국가 산업 차원에서 상속(승계)의 문제를 중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월 8일 별세했다. 고인을 향한 추모와 별개로 시장은 냉엄하게 한진의 기업승계 구도를 주시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7.84%의 향배가 핵심이었다. 한진칼은 그룹 전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지주회사에 해당한다 관건은 이 17.84%의 한진칼 지분 가치가 대략 4000억원으로 추정되는 현실이다. 50% 상속세율을 적용하면 2000억 원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지분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조 전 회장 슬하의 3남매가 5년에 걸쳐 분납을 하더라도 연 400억 수준이다. 만약 한진칼 주가가 더 상승하면 그만큼 내야 할 상속세도 올라간다. 이 상속세를 내지 못하면 한진그룹 경영권을 상실한다고 봐야 한다. 조 전 회장의 자녀인 조현아(장녀, 2.31%), 조원태(장남, 2.34%), 조현민(차녀, 2.30%)의 보유 지분은 미미한 편이다. 다 합쳐도 조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지 못하면, 소위 ‘강성부 펀드’라 불리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지분(14.98%)에 대적할 수 없다. KCGI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 가치 증대’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메기로 키우려 했는데 알고 보니 고래였다”는 말처럼 사모펀드가 대기업의 경영권을 자칫 삼킬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다만 사모펀드가 내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사회운동이 아니다. 기업 가치 증대에 방점이 찍힌, 주주자본주의에 입각한 공격적 투자 행위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모비스와 글로비스 합병을 통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승계가 걸린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한 것도 같은 원리다. 한진이 당초 5월 8일 공정위에 제출하기로 했던 동일인(총수) 지정을 연기한 것도 기업승계의 험난함을 암시한다. 자녀들이 조 전 회장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상속할지, 상속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을 놓고 숙고할 상황이다.한진뿐 아니라 삼성·현대차·LG·신세계·오뚜기 등도 상속(기업승계) 이슈가 한 차례 훑고 지나갔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지난해 11월 2일 ‘2018년 5월 20일 타계한 고(故) 구본무 회장이 보유했던 주식 11.3% 중 8.8%를 장남 구광모 대표가 상속 받았다’고 공시했다. 구 회장의 ㈜LG 총 지분율은 15.0%로 최대주주가 됐다. 이에 따라 구광모 대표를 포함한 자녀 셋에게 발생한 상속세 총액은 9215억원으로 신고됐다. 구 대표는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나눠 내기로 했다. 그해 11월 29일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1차 상속세액을 납부했다. 9215억원은 대한민국 역대 최대 상속세액이었다. 그럼에도 LG가 잡음 없이 기업승계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지주회사 지배 조가 꽤 오래전부터 정착됐고,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던 덕분이었다. LG 관계자는 “다른 소리 안 나게 잘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속세는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창(窓)이기도 하다. LG가 꼼수 부리지 않는 정공법을 택했듯, 신세계도 2006년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의 승계 과정에서 3500억원 상당의 증여세를 감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 역시 상속세 1500억원을 5년에 걸쳐 분납 중이다. 중견기업인 오뚜기는 일약 ‘착한 기업’의 상징처럼 떠올랐고, ‘갓(god)뚜기’란 애칭까지 얻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청와대에 초청하기도 했다. 한진 기업승계 방식에 관한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의 말이다. “조양호 전 회장 지분을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미치는 공익법인에 맡겨두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공익법인은 특정 기업 총주식의 5%, 성실공익법인이라면 10%까지 보유하는 것은 기부로 보고 증여·상속세가 면제된다.” 실제 이렇게 실행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 겠지만 한진그룹 내에는 정석인하학원, 일우재단, 정석물류학술재단 등 공익법인이 존재한다. 이는 스웨덴 발렌베리재단 모델의 변용이라고 할 만하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정치학과 교수는 “사회민주주의의 나라 스웨덴에서 발렌베리 가문은 존경받는 재벌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을 비롯해 항공·방위산업체 샤브와 스웨덴 2위 규모의 은행까지 소유한 발렌베리 가문은 국내총생산의 약 3분의 1을 책임진다. 한국의 ‘문어발’ 재벌보다 더한 구조 인데도 발렌베리 가문이 존경받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노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지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법무부 용역을 받아 2015년 ‘주식신탁의 활용방안 연구’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중 ‘해외에서의 주식신탁 활용 : 사업재단 및 자선신탁을 중심으로’를 다룬 장(章)에 발렌베리 재단과 인도 타타그룹의 사례가 등장한다. 발렌베리 가문의 기업경영은 1856년 시작됐으니까 16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5대째인 마쿠스 발렌베리와 야콥 발렌베리의 공동 대표 체제를 거쳐 현재 6대에 이르고 있다. 다른 나라 재벌들과 달리 발렌베리 가문은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다”는 독특한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실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인베스터AB 산하 사업자 회사의 면면을 보면 SEB(은행), 에릭슨(정보통신), 샤브(자동차), 일렉트로룩스(가전), 아틀라스 콥코(산업공구업), ABB(자동화설비), 아스트라제네카(의약) 등 업종을 불문 하고 발렌베리란 네이밍이 붙지 않는다.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한, 각 사업 회사들이 발렌베리 집단 소속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발렌베리 가문 지배 하에 있는 기업들을 편의상 ‘발렌베리그룹’이라고 호칭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발렌베리 가문은 상속세의 덫에 걸리지 않고, 이런 거대 기업집단을 160년 이상 지배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스웨덴 시민들의 존경까지 얻으면서 말이다. 그 핵심은 공익재단이 지주회사를 지배하는 구조에 있다. 다시 말해 발렌베리의 각종 사업 회사들로부터 지주회사 인베스터AB는 배당을 받는다. 이 배당수익이 발렌베리 가문이 운영하는 공익재단들로 올라가는 구조다. 재단들이 공익 목적에 부합하게 이 돈을 쓰는 한, 증여·상속세가 면제됐다. 크누트&앨리스 재단이 1917년 최초 설립된 이래 마리안느&마커스 재단, 마커스&아말리아 재단 등을 통칭해 발렌베리 재단이라고 일컫는다. 이들 재단이 지주회사 인베스터AB의 대주주다. 이 재단들은 250억 크로나(한화 약 3조780억원) 이상의 기부활동을 해왔다. 각각 학술연구, 의약·법률·사회과학, 인문학·교육·아동 활동 등 재단마다 기부 영역이 다르다. 재단 이사회는 발렌베리 가문 사람들과 우호세력으로 구성돼 있다. 즉 발렌베리 가문 사람들은 주요 재단의 이사, 지주회사 인베스터AB의 이사, 주요 사업 회사들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을 동시에 갖는 구조다. 그럼에도 사회적 비판을 받지 않는 이유는 발렌베리 가문의 개인 주머니로 돈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투명성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가족들과의 경영권 분쟁도 우리 재벌들의 ‘형제의 난’처럼 극한까지 치달은 적은 없었다. 이런 구조에선 소유한 기업이 아무리 경영을 잘해도 공익 재단의 자산이 증가할 뿐 이다. 가문 구성원들이 배임 등 사익 추구 행위를 저지른 사실도 알려진 바 없다. 이를 두고 논문은 “사회적 분위기, 법적 강제수단, 문화적 배경, 공익적 재단 운영에 따른 도덕적 보상 및 자존감 등 스웨덴 및 발렌베리 가문의 특유한 요소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은 발렌베리 기업들의 경영이 방만하지 않다는 점이다. 경영 성과가 내 주머니로 들어오는 인센티브가 없다면 굳이 열성을 다할 필연성이 떨어 질 법하다. 그런데 발렌베리는 이 상식을 뒤집고 있다. 오히려 세 가지 장점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단기성과에 함몰되지 않으니까, 종업원들을 쥐어짜지 않는다. 북유럽의 노사문화는 이런 토대에서 생성된 것이다. 둘째 소유와 경영이 일치하니까 장기적 성과를 시야에 넣는 경영이 가능하다. 셋째 우리 대기업 처럼 계열사들이 얽혀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 회사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발렌베리의 구조는 경제 위기 시 부실을 제한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한마디로 안정적 경영 문화가 정립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발렌베리 모델을 적용할 순 없을까. 안상희 본부장은 “기업승계의 방법론으로 우리도 생각해볼 영역이지만 변질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과 경계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발렌베리 모델이 성립하려면 세 가지 대전제가 필요하다. 하나는 정부 차원의 제도 변경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가들이 소유와 경영을 얻는 대가로 사회적 가치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우리 사회 전체가 한국적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가와 기업승계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꿀 수 있느냐다. 일례로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화두로 내세우고, 지난 2월 그룹 지주회사인 SK㈜의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경영과 감시를 분리한 시도는 음미할 만한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몇몇 재벌처럼 소유와 경영을 놓지 않으면서도 증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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